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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계속 관찰하면 올바른 관리법이 보인다” 내과 윤건호 교수

당뇨병은 이제 대표적인 '국민병'이 됐다.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이미 환자수가 600만을 넘어섰고, 당뇨병전단계 인구까지 더하면 약 2,0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당뇨병 유병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며,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내과 전문의 윤건호 교수(윤건호엔도내과의원)는 그 원인으로 비만을 꼽으며, "가족력이 있고 비만하면 일찍이 당뇨병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당뇨병은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올바른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연속혈당측정기로 추이를 분석하면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윤건호 원장이 백선혜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당뇨병 환자가 지속 증가하는 지금, 젊은 층도 주의가 당부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국내 당뇨 환자 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비만이 제일 중요한 원인이죠. 과거보다 잘 살게 되면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생겼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비만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비만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 비만과 가장 밀접한 질환이 바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으로, 당뇨병 환자수가 증가하는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는 서양보다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입니다. 아시아인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어 당뇨병에 취약하기 때문인데요. 또 아시아인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생긴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당뇨병은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에, 60~70대에 생긴 당뇨병과 30~40대에 생긴 당뇨병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40대에 당뇨병이 심하지 않더라도 50년 이상을 앓아야 하거든요. 따라서, 젊은 층도 당뇨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올해 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고 비만하면 20살부터 공복혈당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한다면, 당뇨병에 관심을 가지고 미리 대비하시길 바랍니다.q. 당뇨는 평소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신다면요.잘 먹고, 운동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입니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집적된 음식을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한두 시간 내에 혈당이 50mg/dl 이상 급격하게 상승하는 걸 말하는데요. 급격한 혈당 변화는 체내에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을 유발하며 합병증을 부르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에 주의해야 하고요. 또, 음식물이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수화물은 가장 마지막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채소부터 먹고, 다음으로 단백질, 그리고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죠. 일명 ‘거꾸로 식사법’이라고 하는 이 방법은 탄수화물의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울러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저녁 7시 전에 식사를 마치고, 간식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q. 혈당 수치를 알면,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매번 피를 내야 한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에서만 검사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1980년대 들어서 스스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나왔습니다. 크기는 벽돌만 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90초 정도 걸렸죠. 지금은 많이 발전해서 크기가 많이 작아졌고요. 5~15초 정도만 기다리면 혈당 수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많이 좋아졌지만, 검사할 때마다 피를 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 하루에 열 번을 잰다고 쳐도 하루가 1440분인데, 그 수많은 시간 중에 열 개의 점을 찍은 격이잖아요. 이를 보고 혈당의 전체적인 변화를 알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그래서 이러한 한계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기기가 나왔는데요. 바로 ‘연속혈당측정기’입니다. 이는 약 1분 간격으로 혈당이 자동으로 측정돼서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에 따른 혈당의 변화 추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당뇨를 처음 진단받은 분들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24시간 모니터링을 꼭 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 혈당 수치가 계속 눈에 보이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거든요. 이를 보름 정도 경험하면, 환자의 습관이 바뀌고요. 행동이 바뀌며, 궁극적으로 인생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q.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궁금합니다.연속혈당측정기는 실 같은 바늘을 팔 뒤나 배 등에 삽입하여 지방조직, 피하조직의 세포 사이에 있는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약 1분마다 자동으로 측정되고, 수치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전송되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알아두실 점은, 혈당기는 10% 이내의 측정 오차가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집에서 혈당을 측정할 때는, 그 수치가 100% 맞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고요. 100mg/dl이 나왔다면 90~110mg/dl 사이라고 이해하시는 게 좋습니다. ‘정확하지 않은데 왜 해야 할까’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봐야 할 건 ‘트렌드’입니다. 얼마나 자주 올라가고 내려가는지, 어떨 때 올라가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준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진료 시에도 연속혈당측정기 자료가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사실 연속혈당측정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이를 환자분들에게 권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사용해 보니 답이 정해졌어요. 환자분들이 사용하며 잘못된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치셨거든요. 측정하면서 의료진에게 들었던 말이나 교육받았던 것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 거죠. ‘아, 국수 먹으면 혈당 올라간다고 했지’, ‘운동하면 혈당이 떨어지네 운동 한 번 해보자’. 이런 깨달음이 하나하나 쌓이면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연속혈당측정기를 떼어 낸 후에도 환자분들에게 ‘문제를 알았으니, 주의해 봅시다’라고 말씀드리면, 두 달 뒤에 진짜 좋아져서 병원에 오세요. 이처럼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스스로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됩니다. 때문에 당뇨병이 있다면 24시간 모니터링을 적어도 한두 번은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q. 특히 연속혈당측정기가 필요한 분들을 짚어주신다면요.우선, 1형 당뇨병 환자는 꼭 해야 합니다. 혈당의 변동폭이 심하고,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혈당을 모니터링하면서 인슐린 용량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1형 당뇨병 환자를 비롯해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분들은 반드시 연속혈당측정기를 쓰는 게 좋습니다.두 번째는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분들입니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굉장히 당황스럽죠. 식사부터 운동까지 어떻게 관리해나가야 할지 막막하실 겁니다. 이런 분들은 혈당의 변동 추이를 한 번 보면 좋습니다. 혈당이 어떨 때 변하는지 보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세 번째는 조절이 잘 되다가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입니다. 이때 확실하게 원인을 안다면 괜찮습니다. 그 원인을 주의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왜 나빠졌는지 모를 때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도움말 = 윤건호 교수 (윤건호엔도내과의원 내과 전문의)